[내셔널 도넛데이_1] “도넛, 텍사스 한인들의 자부심”

달라스 포트워스에만 1,600개, 2018년 140여개 늘어 … 한인 최대규모 직종
던킨도넛·크리스피 크림도 넘지 못한 난공불락…성실·맛·친절이 최대 무기

 

매년 6월 첫째주 금요일은 ‘내셔널 도넛데이’다. 이 날이 남다른 이유는 DFW를 위시한 북텍사스 일대 도넛업을 한인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셔널 도넛데이를 맞아 북텍사스 한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통로인 한인 도넛업의 규모와 전망을 살펴본다.

 

1,600개. 북텍사스 한인도넛협회가 추산하는 달라스 포트워스(DFW) 한인 도넛업체 숫자다. 텍사스 전역에는 3400개가 있다.

텍사스 내절반 가량의 도넛업체가 DFW 지역에 몰려있는 셈이다.
한인 도넛업이 포화상태에 다달았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교통량 많은 사거리에 도넛가게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한인업체간의 경쟁도 심하다. 심지어 길 하나를 두고 한인이 운영하는 도넛가게가 서로 마주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한인 도넛업체는 증가추세다. 북텍사스 한인 도넛협회 이상윤 회장에 따르면 2018년 한 해동안 140여개의 신규 한인도넛업체가 생겨났다.
정체현상없는 한인 도넛업의 증가추세는 DFW 곳곳에서 진행되는 도시개발과 맥을 같이 한다.
‘도심에는 더 이상 열 곳이 없다. 외곽지역밖에 남지 않았다’는 도넛업 포화현상 논리는 상권확장, 주택단지 신규 조성 등의 개발붐으로 산산조각났다. 신흥주거지역이 만들어지면 어김없이 도넛가게가 들어섰다. 도넛업은 여전히 상승곡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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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업은 초보자라도 몇 개월만 기술을 익히면 소액투자비자(E-2)를 취득해 부부가 함께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민온 지 얼마 되지 않는 한인들이나, 타주에서 달라스로 이사와 정착을 꿈꾸는 이들이 쉽게 자신의 가게를 가질 수 있는 최적의 업종이다.
도넛업이 텍사스 한인들이 종사하는 최대규모 직종으로 자리잡은 것 또한 △적은 자본금 △쉬운 기술 △안정된 수입 보장이라는 3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
세탁, 뷰티서플라이, 청소 등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타인종과의 경쟁구도는 필연적이다. 막대한 자본력과 전투적인 공세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는 타인종과의 경쟁에서 한인 종사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흔히 목격된다.
그러나 도넛만큼은 다르다는 게 이상윤 회장의 분석이다.
이회장은 “도넛은 자본 싸움이 아니라 맛 싸움이다. 도넛 맛을 좌우하는 건 부지런함이다. 새벽을 밝히며 도넛을 굽는 한인들의 성실함과 꼼꼼하게 맛을 내는 섬세함을 따라 올 민족은 없다”고 장담한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미 대형 도넛업체인 던킨 도넛(Dunkin′s Donut)이 향후 10년 안에 DFW 일대 120여곳에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던킨 도넛의 선전포고는 한인 커뮤니티를 향한 것이었다. 실제로 포트워스 지역언론인 스타텔레그램은 “던킨도넛이 한인 도넛 스토어를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던킨 도넛의 호언장담은 무위로 돌아갔다. 세계적인 다국적인 기업이 한인 소규모 자영업자와 겨뤄 완패를 당한 셈이다.
크리스피 크림(Krisppy Kream) 또한 북텍사스 입성에 실패한 후 주유소 등 컨비니언 스토어 입점으로 우회전략을 세운 바 있으니, 북텍사스 한인 도넛업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린, 세계경제에서 보기 힘든 희귀 케이스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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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이나 하지. 뭐.”
북텍사스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여러가지 사업을 시도했다가 안되면,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면, 1초의 고민도 없이 툭 튀어나오는 말이다. 도넛업을 만만하게 여기는 듯 하지만, 그만큼 도넛업을 위험성 적은 ‘마지막 카드’로 여기는 인식을 반증한다.
이상윤 회장은 “도넛업을 해서 망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무리해서 투자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면, 많고 적음에 차이는 있지만, 가정경제를 꾸리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메트로 부동산 김성한 부사장 또한 도넛업이 다른 비즈니스에 비해 운영 중에 실패할 위험부담이 적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새로 도넛업에 입문하는 이들이 좋은 위치에서 안정적인 매상을 올릴 수 있는 매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도넛업은 현재 월매상 2만달러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는 가게가 평균 18만달러에서 20만달러 가량에 매매되고 있다. 구매자 대다수가 월매상 2만달러 이상의 가게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매매 가격에 편차를 보인다.

김성한 부사장은 “달라스 지역 내에서 비즈니스를 찾는 많은 한인들이 도넛업을 원하지만 매상이 좋은 가게가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새롭게 매장을 오픈할 경우 도넛상권 밀집현상이 느슨한 텍사스 서쪽과 남쪽, 비교적 렌트비가 저렴한 오클라호마 지역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한다.
한인 도넛업은 한민족 특유의 성실과 친절이 더해저 텍사스를 장악했다. 세상이 잠든 새벽 1-2시에 출근해 도넛을 만드는 ‘성실’과, 매일 아침 성실로 만들어낸 ‘맛’과,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친절’이 북텍사스를 ‘한인도넛왕국’으로 만든 비결이다. 노력과 땀과 친절로 만들어진 ‘달콤한 도넛’ 위에 북텍사스 한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현실로 승화되고 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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